미국의 쇠퇴와 상대적 중국의 부상으로 추동된 미ㆍ중 패권경쟁의 ‘뉴노멀(new normal)’이 국제 정세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기술패권으로 변화된 미ㆍ중 전략적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격화,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 등 관련 주요국·지역뿐만 아니라, 국제금융과 통상, 국제법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도전은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된 가운데 상대적 약소국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선택을 강요당하는 진영화가 강화될 것이며, 모든 국가는 자국의 안보와 경제이익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북아의 정세는 북한 핵 이슈를 중심으로 한·미·일 협력과 북ㆍ중ㆍ러의 밀착 구조의 작용과 반작용의 변화가 반복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핵 무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공세적인 대남, 대미 전략과 함께 도발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은 한반도 안보 정세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핵 무력 강화를 묵인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여 한미일의 안보협력이 가속화되는 신냉전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국제질서 속에서 주권 국가로서 변함없이 추구되고 있는 가치는 ‘자구책(self-help)’으로서 국가의 생존이며 미래번영이다. 생존의 가치에는 국가는 국민에게 안전을 제공하면서 예측 가능한 생활의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국가는“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를 고양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적의 침략으로부터 국민과 영토, 그리고 주권을 보호하는 국가 안보적 기능과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치안 유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2022년 대한민국의 서울 이태원에서 젊은이들 159명이 압사하는 가슴 아픈 국가적 참사가 발생하였다. 그것도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고,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시점에 발생한 사고였다. 이 참사는 국가의 기능과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함으로서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2022년 10. 2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태원 참사 당시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던 정부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모든 위험을 막을 순 없더라도 대처와 예방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안전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2019. 12월부터 발생한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위협이자 국가안보 차원의 위기였다. 코로사 위기에 직면한 한국 정부는 자국의 국민을 보호하면서 세계차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주권 국가로서 역할과 책무를 모범적으로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사망률을 근거로 모법적인 코로나 방역 국가로 평가되었다. 코로나 19 대유행 속에서 한국은 “대응 민첩성 지수 6위”(영국, BBC, ’22. 04. 01), “전 세계 방역 모범”(영국, Telegraph, ’22. 04. 01), “최초의 엔데믹 국가 가능성”(미국, WSJ, ’22. 03. 30.)을 지목받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전인구 대상 예방 접종을 실시하여 사망자를 최소화하고 경제 손실 회복 추진”하였고, “한국은 방역체계를 유지하며 글로벌 도시로서의 재부상 준비 중”(싱가포르, Todayonline, ’22. 04. 04)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대응과 연계하여 ‘국가와 개인의 삶’에 관해 생각해 보자! 소속된 국민은 어떤 국가에서 살고 싶어 할 것인가? 그 어떤 국가는 ‘상대적으로 훌륭한 국가’일 것이며, ‘상대적으로 좀 더 나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는 국가’일 것이다.

흔히들 ‘훌륭한 국가 없이는 국민의 행복한 삶도 있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국민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소속된 국가가 훌륭한 국가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인가이다. 그것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로부터 출발하여 역사 발전과정에서 결과된 보편적인 ‘국가의 본질과 책무’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이 이성적인 성찰을 하는 것은 ‘어제보다 나은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것’이듯, 국가의 역할과 책무도 20세기 초반의 국가주의 국가론에 대한 이성적 성찰을 통해 자유주의 국가론으로 이어지면서 소속된 ‘국민의 자유와 안전과 행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행되고 있다. 이는 “훌륭한 국가 없이는 국민의 훌륭한 삶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훌륭한 국가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그것은 깨어있는 국민으로서 ‘훌륭한 국민’이 만든다. 오늘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해 보자. 6.25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없는 국가로 치부되었던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은 세계 10워권 경제대국이자 2017 촛불혁명을 통해 선진 민주주의 꽃을 피우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가로 발돋움 했다. 그 바탕에는 지난 70여 년 동안 열정과 헌신, 눈물과 희생을 아끼지 않온 대한민국 국민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가 그 역할과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국민은 ‘주권재민’의 실천을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것이다.

한편 국가는 국제관계에서 주된 행위자이다. 만약 국제관계가 ‘힘의 논리’ 중심의 무정부체계라면 ‘생존’은 국가의 역할과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핵심적 이익이다. 결국 국가차원의 외교행위는 궁극적으로 생존을 중심으로 한 ‘자국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보장하는 실체적 요체가 ‘국가안보’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전통적 국가안보 개념 외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사태가 의미하듯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과 범위가 포괄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안보관은 남북관계를 뛰어넘어 미ㆍ중 패권경쟁의 종속변수로서 한반도의 지정학을 극복할 수 있고, 포괄적 안보개념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국가안보관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정리해 보면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 라는 헌법전문에 명시된 국가의 역할과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필요충분조건으로서 생존과 미래번영을 답보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번영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훌륭한 국가는 훌륭한 국민이어야만 가능하다. 깨어있는 국민으로서 훌륭한 국민이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견지와 실천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고를 통해 미력하나마 학생들에게 21세기 민주시민으로서 가치관 확립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3가지 학습목표 달성에 기여하길 기대합니다. 먼저 학습자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물음을 통해 ‘정의로운 국가’에 대한 관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가와 나의 삶과의 관계가 무엇인지? 접근을 통해 ‘바람직한 국가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제관계 속에서 국가가 추구하는 국가이익 중심의 ‘공공재(公共材)로서 안보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끝으로 국민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우리의 행복을 위해 국민통합을 이루는 대한민국, 확고한 국가안보관을 바탕으로 미래번영을 이루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2024년 2월
노병석

- 정치학 박사(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
- 3사관학교 졸업
- 육군(교육본부 교육계획 장교, 육본 기참부 전력계획장교, BCTP 훈련통제장교) 근무
- 교육과학기술부 비상안전담당관
- 교육부 비상계획담당관
- 현) 국제대학교 군사학과 근무